킹살렘 훈련원에서 스리랑카로 / 박숙희 선교사 (스리랑카 예정)

뜨거운 여름

올여름은 정말로 뜨겁고 화끈했다. 그동안 방글라에서 선교 대추를 통한 귀한 도움을 받았기에 늘 빚진 마음이 있었는데 뜻하지 않는 비자발적 이동(?)으로 인하여 선교대추 수확에 동참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머물 수 있는 최대의 시간을 대추와 함께 보냈다. 대추를 따고 뒤집고 거두며 수없이 나와의 싸움을 하였다. 평생 해보지 못한 심한 노동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하늘로부터 오는 은혜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대추를 바라보며 생각해 보았다. 주님을 만나 믿음 안에서 성장하려는 형제자매들도 세상으로부터 오는 갖은 유혹들로 예수님이란 가지에 붙어 있지 못하도록 온갖 공격을 받게 것이다. 이런 공격으로부터 지켜내어 온전하게 윤기가 흐르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성을 지키는 파수꾼의 예리한 눈초리로 견고하게 깨어 있어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나의 온전한 열매를 얻어 맛보지 않는한 찬양의 가사처럼 “주께 드릴 열매 가득 안고”라는 찬양을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문자적으로 보고 아는 것만으로는 ‘농부의 마음’ , 온전한 열매를 수확하기까지의 애타는 마음을 없을 것이다.

킹살렘에서 대추와 함께 지내면서 완전히는 깨닫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농부가 열매를 지키고 얻기까지 수고하고 애쓰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선교지에서 이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열심히 물 주고 보살피고 키워냈다고 하는 열매들이 각종의 새들과 해충으로 인해 변질되고 썩어져 도리어 원뿌리가 있는 나무를 헤치는 경우를 대하며 낙담하고 실망한 적이 있었다. 한 알의 탐스러운 열매를 손에 얻기까지는 수많은 땀과 수고와 때로는 눈물도 필요하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임을 자주 잊고 섭섭해했는데 올여름 다시 기억을 되살려 주심에 감사드린다.

십계명은 어떤 글자로 새겨졌을까?

지난 20여 년의 방글라 사역 가운데 윤기가 흐르는 빨갛고 먹음직스러운 열매를 먹어보았는지 되돌아보았다. 당장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믿음으로 뿌려진 씨앗들이 나무가 되고, 열매가 맺어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방글라에서 씨를 뿌리고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보게 하신 주님과 아이들로 인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음을 고백한다. 눈으로 보기에 지금은 탐스럽지는 않지만 작은 열매들이 예수님의 나무에 접붙여 있어 더 크고 예쁘게 성장해 갈 것이라 믿는다. 하늘의 우리 아버지가 농부이시기에 그 농부 손에 맡겨 드린다.  또 다른 열매를 바라며…

새로운 토양, 스리랑카

스리랑카는 상좌부 불교가 국교로 되어 있는 인도의 눈물이라 불리우는 인도 밑의 섬나라이다. 힌두와 이슬람과 기독교가 공존하여 살고 있다. 스리랑카는 종교 간의 갈등보다 외부적으로 싱할라족과 타밀족 간의 종족 내전이 종종 발생하여 사회적 정치적으로 긴장감을 내재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식민지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나라이기에 국민 대부분이 거절을 잘하지 못하고 웃는 얼굴로 외부인들을 대하지만, 속마음을 쉽게 내비치지 않아 진정한 친구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선교적으로 복음을 전해 결실을 맺기가 어렵다는 것이 선임 전도자들의 견해이다.

스리랑카에는 카톨릭을 포함한 기독교 인구가 7%인데, 실질적인 개신교 인구는 1%도 안된다고 한다. 그 사람들로 세대로 내려오는 전통적 기독교인이 대부분인 것이다. 스리랑카의 전반적인 문화가 불교 문화이기에 개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스리랑카는 젊은 나라이다. 아이들이 많고 주 활동할 수 있는 노동력이 젊은 나라이기에 복음으로 도전을 하여 젊은 주의 일꾼들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복음의 씨앗은 어린아이들에게부터 뿌리는 것이 튼튼하고 견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방글라에서 아이들과 살면서 당장에 눈앞에 열매를 볼 수는 없지만 그 땅을 떠난 지금 그 열매들을 조금씩 목도하고 있기에 어린이 사역에 대한 확신을 더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스리랑카에서도 어린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 새로운 토양인 스리랑카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렸을 때 나올 열매들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새로운 땅을 기경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기대와 설렘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도 있음을 고백한다. 어떤 해와 비와 바람이 불어와 새 땅에 농사를 짓게 하실지 모르지만, 천지의 주관이신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이 앞으로도 나의 삶을 인도하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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