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파송, 선교지 입국
2009년 주님의 은혜로 파송을 받고 뜨거운 열정과 마음으로 선교지를 향했었다. 선교지에 첫발을 디딘 13년 전에는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을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순교를 각오한 선교지 입성이었지만 그것이 현실화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 2021년 7월 25일, 코비드 19로 남편 정바울 선교사님이 천국으로 먼저 소천하셨다. 너무나 열악한 현지 상황에서 병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허망하게 가신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진다. 남편이 너무 불쌍해서 한참을 정신없이 울며 지냈다. 하나님을 향해 “왜 남편을 데려가십니까?”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처절한 슬픔인지 몰랐었다.
과연 홀로 설 수 있을까?
남편이 없는 이 땅에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앞으로 사역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홀로 이곳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 사역지를 떠나야 되는가? 이런 상황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님께서 맡기신 사역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어찌하라고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과연 아버지가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남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생각들과 좌절감, 두려움과 안타까움으로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새 힘을 얻음
당시 새벽기도 시간에 여호수아를 묵상하고 있었는데, 말씀과 삶으로 믿음의 본을 보였던 모세 시대가 지나고 주님이 주신 약속을 이루어 내는 여호수아 시대가 열리면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 말씀이 나의 가슴에 메어지게 다가왔고 마음에 위로와 용기를 되었다.
5 네 평생에 너를 능히 대적할 자가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6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7 오직 강하고 극히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8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 (여호수아1:5-8)”
남편이 몸과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셨고 물질과 시간과 건강과 목숨을 바쳐 선교의 기초와 기반을 세워 놓고 가셨는데, 내가 이 모든 것들을 버리고 갈 수 있단 말인가? 내 한 몸 편하자고 내가 과연 이 사역들을 포기하고 내 나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다. 주님의 마음과 남편의 마음의 소원을 상기하며 주님의 뜻을 깨닫기 시작했다.
주님이 가능케 하신다.
과연 주님이 사랑하시는 만큼 이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 어떤 한 사람이 이곳에 와도 주님은 그 어떤 한 사람을 통해 주님의 일을 하시고 계시며 사람들을 구원하기를 멈추시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다. 주님의 열정은 멈출 수 없고 주님의 사랑은 불가항력적이다. 그 한 사람이 내가 되기를 원하시고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님의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하신다고 믿는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고 지키는 그런 복된 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를 변화시켜 가시는 주님
2009년 파송 받기 몇 달 전, 새벽 기도 시간에 주님께 불만을 토로했다. “도대체 가기 싫다고 하는 나 같은 사람을 왜 선교지에 보내시려고 하시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믿음 좋고 준비된 사람을 보내시지 왜 나인가요?” 하면서 주님이 실수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항의했었다. 그때 주님은 세밀한 음성으로 내 가슴을 울리셨다. “나는 너처럼 나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죽기까지 나를 따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나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에 말이다. 하지만 주님은 이미 알고 계셨다. 나의 변할 모습과 내가 모르는 내 자신을 주님이 말씀해 주셨던 것 같다. 13년 후 나의 모습은 정확히 주님이 말씀하신 그 모습이다. 나 자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변해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온다. 미얀마 영혼들을 위해 나 같은 사람도 주님의 종으로 준비시키시고 사용하심에 감사드린다.
미얀마 복음화를 위한 간절한 소망
여전히 군부를 반대하는 쿠데타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으며 정국은 늘 불안하다. 이러한 가운데 미얀마를 다스리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모든 사람이 그 분께 나오기를 기도한다.
앞으로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미얀마 현지인들이 잘 양육 받아 차세대 리더들로 세워져 미얀마 복음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들을 통하여서 미얀마를 묶고 있는 거짓의 영, 두려움의 영들이 떠나가고 영적인 돌파와 부흥이 일어나 보육원들, 보건소, 농장과 교회들이 자립하기를 소원한다. 어려운 환경과 핍박이 도리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으로 이겨낼 것을 소망한다.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주님의 제자들이 일어나 자신의 민족을 위해 순교를 각오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배출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