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영 형제 / 시애틀 형제교회
대추 선교는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수도 없이 은혜가 넘쳤던 이야기들,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왔기에 항상 가고 싶었던 선교였습니다. 매번 치과 선교와 일정이 겹쳐서 아쉽게 가지 못했었지만, 올해는 치과 선교가 여러 번 있었기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말씀과 대추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갔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은혜가 컸고, 그분의 임재를 온전히느낄 수 있었던 대추 선교였습니다.
첫날부터 레바논 선교 때 만났던 이주열 & 이지희 선교사님과 4명의 자녀가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고, 다시 만난 기쁨을 잠시나눈 후 바로 대추를 따러 움직였습니다. 루선밸리 농장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약 5일 동안 대추를 따는 모든 시간이 정말 너무귀하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 묵상으로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하고, 하나님께서 물을 주시고 자라게하신 나무에 맛있게 열린 대추 열매들을 따면서 하루 종일 하나님의 임재를 느꼈습니다.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나의 팔과 다리, 몸을 이용해 노동을 하는 동안, 나를 당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하나님께 감사가 저절로 나왔고,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장에서 수확한 것들로 이순애 선교사님께서 정성 들여 만든 음식들을 먹고 함께 교제하면서 따뜻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이재환 선교사님께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 주시는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신비롭고 완전한 섭리 가운데 복음 전파와 선교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틈틈이 가졌던 개인 묵상과 함께 드린 예배들은나의 신앙을 찬찬히 다시 되돌아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선교사님과 갈라디아서를 함께 읽으며 공부한 아브라함과 모세, 다윗, 예수님의 이야기들로부터 쭉 이어지는 복음과 선교에 관한 말씀들은 우리 팀원 모두가 대추를 따며 쌓인 육체적인 피로 마저 잠시 잊고 말똥말똥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들을 수 밖에없는 말씀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잣대로 보기에 어떻게 부족한 모습들일지라도 우리를 향한 선하고 완전한 계획으로 항상함께하시며 당신의 나라를 위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그 사랑에 힘입어 정말 다윗처럼 예배에미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밤에 밖에 나가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보며 하나님과 대화하고 기도하는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팀원들과 나눈 간증들과 삶의 이야기들, 회개하고 성령을 받으며, 서로를 위해 함께 기도했던 순간들은 우리 마음 밭에 소중히 뿌려진 새로운 씨앗들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확실한 두 가지 방법은말씀과 그분께서 창조하신 창조물을 통해서인 줄 압니다. 이번 대추 선교는 말씀과 하나님의 창조물을 대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가득 채운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대추 선교를 통해 우리 마음 밭에 새롭게 심겨진 씨앗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키우시고자라게 하실지 너무 기대됩니다.
박하연 간사 / 시애틀 형제교회
‘작년에 대추 추수 선교를 다녀왔으니, 이번에도 저번과같이 하고 오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대추농장에 도착해 인사를 나누고 추수 시간이 되자, ‘저기 있을 텐데’하고 가서 바구니를 픽업하고 ‘저기에 장갑이 있을 텐데’ 하며 장갑을 가지고 대추 농장으로 걸어가 ‘어떤 대추를 따야 하는지 아는, 이제는 나는 전문가야’라는 마음으로 대추를 따며 일에 집중했습니다.
익숙함에 젖어 들어 있던 중,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은혜들을 보여주시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밥을 준비해 주시는이순애 선교사님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분을 이 시간까지 만드시고 조각하셨는지 보게 하셨습니다. 여전히 열심히농장 일을 하고 계시는 이재환 선교사님의 모습에서는 예수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선교사님들의 인생을 제가 다 알 수 없지만,선교사님들의 간증을 통해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셨는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예수님을 닮기에 애쓰며 살기에 예수님의 형상이 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작은 일들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순수한 미소를 짓는 선교사님들의 얼굴이 선명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잊고 있었던 저의 모습이 회개 되었습니다. 같은 구절을 읽어도 매번 다른 은혜를 주시는 성령님이신데, 같은선교라고 비슷할 거라는 저의 교만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하나님의 감동은 오늘도 저를 다시 빚어가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이번 선교를 가능케 하신 하나님과 선교사님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권은총 자매 / 시애틀 형제교회
저는 모태신앙으로 자라 세례도 받고 구원의 확신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영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점점 소홀해졌습니다. 바쁜 일상을 핑계로 기도와 신앙생활을 멀리하면서, 이름만 크리스천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약 1년 전, 남편과 함께 캐나다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시애틀 형제교회 다운타운 캠퍼스에 등록하게 된 뒤 선교팀에도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신앙 회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성경 통독, 성경 공부, 일대일 양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선교팀에서 제가 대추 선교를 맡게 된 것도 이러한 필요성과 갈망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선교팀 팀장님께서 대추 선교를 제안하셨을 때, 다른 선교에 비해 부담이 적을 것 같고 비상 상황이 생기면 취소도 가능하다는생각에 기도하지 않고 제 판단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기도나 영적인 준비보다는 체력 준비와 행정적인 일에만 집중하게 되었고, 선교에 임하는 자세도 마치 업무를 처리하러 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킹 살렘 농장훈련원에 가기 전, 저는 어떻게 하면 대추를 더 많이 또 효율적으로 딸 수 있을지에만 몰두했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제 예상보다 날씨도 덜 덥고 숙소도 매우 쾌적했습니다. 대추를 따는 일도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었고,선교사님께서 수확하신 신선한 재료로 삼시세끼 매우 맛있는 식사도 제공해 주셨습니다. 또 아침마다 제가 좋아하는 커피까지 마실 수 있어서 여기가 선교지가 맞나 할 정도로 선교지에서 생활이 참 편하고 쾌적했습니다. 선교하러 가기 전 제 염려와는 다르게, 육체적으로는 전혀 힘든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육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상황을 통제하고 계획대로 하려는 제 성향 때문에 내면의 갈등이 깊어졌습니다. 제 뜻대로, 제 생각대로, 제 계획대로 살던 제 모습과 생각이 얼마나 큰 죄이며 교만인지를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저의죄를 깨닫게 되니 그 깨달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함께한 우리 팀원들은 저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주면서 다가오려고 했는데 저는 원래 사람들을 잘 정죄하고 선을 긋는 성향이 있어서, 선교 초반부터 팀원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혼자 벽을 치고 고립된 채 대추를 따는 것만 몰두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 찬양을 크게 틀어놓고일을 했는데, 찬양 가사에 점점 집중하게 되면서 이때까지 제가 얼마나 큰 죄를 지으면서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저는 모든 일과 상황을 제 힘과 노력으로 컨트롤하려는 경향이 깊어서 선교지에서도 팀원들과 대추 수확량을 컨트롤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깨달음을 통해 이것은 저의 큰 오만함인 것을 알게 해주셨고 내려놓음이라는 주제로 진심으로 회개하게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하나님과 멀어진 시간을 돌아보며 죄송함과 후회가 밀려왔고, 그럼에도 저를 기다려주신 인격적인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또한 노동 이후 쉬어가는 시간에 진행되는 선교사님의 선교 강의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 진행되는 강의였기에 처음에는 졸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내용이 너무 흥미롭고 유익해서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갈라디아서를 중심으로 노동의 중요성, 하나님이 계시하시는 방법, 천국의 신비와 선교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말씀을 들으며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대추 선교를 가게 된 것, 선교팀에 들어온 것, 형제교회 다운타운 캠퍼스에 등록한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 안에 있었음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선교였지만, 결국은 하나님께서 저를 이끄시고 변화시키신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대추 선교는 저의 오래된 죄를 돌아보며 회개하고,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기에 더욱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제가 선교사님이나 사역지에 도움을 드렸다고 말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선교사님의 헌신적인 섬김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만 돌아왔습니다. 저의 죄로 인한 연약함으로 인해 마음이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큰 감사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대추 선교를 계기로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내려놓음이라는 가르침을 기억하며, 앞으로 또 선교 갈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