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대의 전방 개척 선교 전략 / 이재환 선교사(컴미션 국제대표)

전방 개척 선교(Mission Frontier)라는 용어 안에는 매우 광범위한 영역이 포함되어 있다. 지형학적 의미의 영역과 보이지 않는 여러 영역이 있다. 넓게는 전 세계 가운데 아직 복음의 영향력이 없거나 영향력이 아주 미미한 지역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종적으로는 보는 세대의 영역이 있으며, 사람들의 지적 형태나 직업적 형태, 종교적 형태로 넓게 나누기도 한다. <랄프 윈터>는 이를 12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전방 개척 선교의 진정한 의미는 선교 완성을 이루기에 매우 나약한 곳이나 복음화되지 않은 사람들이 군집 되어 있는 곳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적 용어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20세기는 선교의 최고 절정 시기였다

20세기는 미전도 종족 선교를 타깃으로 가장 포괄적인 전략과 선교에 대한 최고의 열정으로 최상의 절정을 이루었던 세기였다. 역사 이래 ‘Finishing the Task’를 향한 가장 효율적인 선교 전략이 수행되었다. 선교사이며 교회 역사가인 <케네스 라토렛>은 19세기를 가리켜 가장 위대한 선교의 세기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린다면 20세기는 더 위대한 세기(Greater Century of Mission)였음이 당연하다. 세계에 흩어진 24,000여 개의 종족을 기본으로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00개의 미전도 종족과 미접촉 종족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고 모든 교회, 모든 성도가 그 종족들의 숫자를 줄이기 위하여 미전도 종족 입양 운동(Adopt-A-People)에 참여하였다. 놀랍게도 조슈아 프로젝트나 베다니 선교회의 미전도 종족 기도 정보가 이러한 미전도 종족 선교 사역을 효율적으로 이루어 가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패트릭 존슨>의 ‘Operation World’나 대학생 선교회의 ‘예수 영화 프로젝트’는 20세기 선교의 가장 위대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전방 개척 선교의 열정과 더불어 <랄프 윈터>의 선교 전략이 효율적으로 전개된 20세기라고 말할 수 있었다.

21세기는 어떤 특정 주제나 목표나 열정도 없다

21세기가 당연히 더욱더 위대한 선교의 세기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너무 조용하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선교의 행동반경이 크게 위축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이 제한되었고, 특히 여행의 자유가 제한되므로 선교도 크게 제한을 받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선교사가 선교 현장을 떠나야 했으며 다시 입국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선교사의 비자를 거부하므로 선교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선교사의 입국 비자가 해결되기만 해도 선교가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비자 문제는 선교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인데 이 비자가 거부당함으로 말미암아 선교 사역의 발목을 붙잡게 된 것이다.

21세기는 더 좁아진 넓은 세계가 되었다

하버드 대학의 <줄리엣 카이뎀>은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라는 책을 썼다. 이 땅에 임하고 있는 자연재해와 난리, 전쟁, 인재로 인한 비참한 상황들이 모두 악마의 소행이라고 말한다. 마치 마지막을 향한 세상의 한계점을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때에 전방 개척 선교만이 바로 교회가 수행해야 할 유일한 희망이다. 

전방 개척 선교라는 말은 그 어느 시대보다 더 강력하게 마지막 선교, 즉 선교 완성을 위한 최대의 과제로 남아 있다. 19억의 무슬림, 12억의 힌두교, 5억의 불교와 남은 20억의 복음의 회색 지대가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는데 놀랍게도 선교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지역적으로 미접촉 종족이 존재하고 복음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브루나이와 아프리카의 리비아와 같은 이슬람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의 원주민 등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스마트폰이나 문명의 이기로 인해 복음의 환경이 국경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는 디지털을 넘어 AI시대로 진입했다. 미전도 종족이라는 그 의미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20세기에 약 3,000개의 미전도 종족이 카운트되었지만, 이제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더 좁아진 넓은 세계가 되고 있다.

주춤해진 교회 부흥, 마이너스 성장

21세기 들어 교회의 성장이 약화하면서 선교사 파송이 주춤해지고 있는 분위기를 감출 수 없다. 역사 속에서 경제적 번영과 선교가 맞물려 가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영국의 산업 혁명과 맞물렸던 영국의 세계 선교가 그렇다. 미국의 엄청난 자본주의와 교회의 부흥이 맞물려 세계 선교의 불길을 일으켰다. 한국 선교의 부흥도 88서울올림픽과 경제 부흥이 맞물려 선교의 물결을 일으켰다. 경제적 기반이 약함으로 인해 많은 자국 교회 안에 큰 부흥이 있었으나 세계 선교로 이어지지 못한 곳도 있다. 바로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그 예다.

현재 미국에는 기존 교회의 12%만이 유지되고 있고, 한국 교회는 벌써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한인 이민 교회의 성도 수가 줄고 질적인 수준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부정적이면서도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부정적 의미로는 한인 이민 교회 자체가 차세대를 향한 미래적 목회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적 의미로는 이런 상황이 시대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영어권의 젊은 세대는 ‘한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화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다.

선교 단체도 교회의 약화 현상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전방 개척 선교를 선교적 개척으로 방향과 전략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1. 마케도니아에 환상적 인도를 꿈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도 바울의 아시아를 향한 열정과 전략이 마케도니아인의 손짓에 의해 방향이 전환되어 유럽으로 향했다. 우리도 이처럼 마케도니아의 손짓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전방 개척의 길을 찾을 수 있다.

2. 교회가 새로운 선교적 교회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교회와 선교 단체와 선교사의 삼각 관계적 사역은 가장 전통적이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모달리티와 소달리티의 연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체가 교회 안으로 들어가 전문성으로 삽입되어 교회와 선교사의 이원적 사역으로 병합되어야 할 것이다.

3. 교회가 선교 전문 기관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교회는 선교의 전문성이 매우 부족하다. 그저 돕고 협력하는 기관으로만 착각하고 있으며 유아적 걸음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 개의 교회를 제외하고는 선교에 있어서 매우 원시적인 상황을 넘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4. 교회가 선교사를 모집하여 훈련하고 파송하며 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선교사를 모집, 훈련, 파송, 관리를 선교단체가 담당해 왔다. 교회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체가 교회의 일을 한 것인데, 앞으로는 교회가 담당해야 할 것이다.

5. 시대적 전방 개척을 해야 한다. 끝내는 선교를 해야 한다. 서구 교회는 이미 1910년 에딘버러 세계 선교사 대회 때부터 ‘Finishing the Task’를 외쳤다. 우리 한국 교회는 아직도 선교의 봄에 머물며 왜 선교를 해야 하는지를 외치고 있다. 끝내기 선교가 바로 우리가 직면한 선교적 종말이다. 마태복음 24장 14절을 이루기 위한 선교적 도전이 필요하다.

6.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하나님 나라의 새 하늘과 새 땅이다. 교회는 죽음 후에 가게 되는 천국의 소망이 아니라 선교를 통해 이 땅에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소망을 외쳐야 한다. 이단에게 뺏긴 신천지가 우리의 복음이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주기도문의 진정한 실현과 선교를 통해 오는 선교적 종말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마 24:14, 벧후 3:12-13).

7. 교회가 MZ세대를 최대의 선교 동력화로 사용해야 한다. MZ세대라고 불리는 다음 세대는 우리 세대와 매우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선교에 대한 확실한 믿음의 도전을 받아들인다면 선교의 완성을 향한 그 속도와 효율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감수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MZ세대를 선교 동력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8. 현대 문명과 과학의 발달로 생긴 소통의 편리함을 선교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선교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선교적으로 활용하는 것, 그리고 각종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AI 등을 복음 전파의 도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선교 완성은 우리 세대의 최대 과업이다

이 땅의 희망은 교회이다. 미국도 아니고 유엔도 아니다. 교육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다. 민주주의도 아니며 자본주의도 아니다. 이미 이 땅의 모든 터는 무너졌다(시 11:3). 선교를 통해 오는 하나님 나라가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다. 선교 없는 하나님 나라는 없다. 선교 완성이 곧 하나님 나라의 도래이므로 모든 교회, 모든 성도는 최선의 방법으로 선교 완성을 위한 최대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지상 최대의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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