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대추 추수 간증문 2

전화순 권사 / 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목사님께서 올여름, LA에 있는 컴미션 대추농장에 봉사하러 간다고 말씀하셨을 때, 제게 있는 햇빛 알레르기와 목, 허리 디스크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가 처음으로 파송한 조현민 선교사님께서 훈련받으신 곳이고, 선교사 훈련원이 어떤 곳 인지 가보고 싶은 마음에 봉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예정대로 훈련원을 향해 9월 23일 출발했습니다. 5일간의 봉사를 마치고 떠나오기 전날 드는 마음이 오길 잘했다는 마음과 내일이면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대추나무를 보았고, 대추나무에 가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린 대추들을 보면서 참 신기했고, 이 많은 대추들을 수확할 일손이 필요한 때 저희 팀들이 쓰임 받게 된 것이 기뻤습니다.

도착한 날은,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오후 3시에 준비해 온 모자와 장갑을 끼고 이순애 선교사님께서 허리에 매어 주신 대추 통을 차고 대추밭으로 향했습니다. 뜨거운 더위 속에서 땀범벅이 된 채, 저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추를 땄습니다.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순간들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저 아랑곳하지 않고 쉬지 않고 대추 따는 일에만 전념했습니다.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대추 따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시작된 하루의 일정은 이른 아침에 각자 말씀 묵상을 마치고 함께 기도한 후 해가 뜨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추를 따고 싶은 마음으로 대추밭을 향했습니다. 오전 8시에 아침식사를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서야 일손을 멈추고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또 대추 밭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12시 점심시간까지 대추를 따고 숙소로 돌아와 2시간의 휴식을 마치고, 3시가 되면 이재환 선교사님과 말씀 공부를 하고, 4시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또 대추를 땄습니다.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손에 박힌 가시들을 빼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리의 일과였습니다. 몸에 긁힌 상처들을 보면서 저희 마음은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녁마다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대추들이 보였습니다. 몇 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본 것이 대추라서 그랬던 것 같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가 하루하루 예수님을 늘 바라보면, 저절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예수님으로 충만해지겠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위와 가시 속에서도 마음과 힘을 다해 기쁨으로 대추를 딸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노동을 통해 선교사님들을 돕고, 싱글 선교사님들과 선교사 자녀들을 후원한다는 사실이 저희들의 힘의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대추는 두 선교사님의 모든 정성과 수고와 땀으로 얻은 소중한 열매였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주렁주렁 달린 대추를 바라보시는 두 선교사님의 심정을 감히 다 알 수는 없어도 조금은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열매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린 대추는 바로 하나님의 은혜의 줄기라는 것을 믿기에 이 곳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기쁘게 그리고 열심히 대추를 딸 수 있었습니다. 선교지에 가지는 못해도 선교 후원하는 일에 우리의 작은 수고와 시간과 물질을 드린다는 것이 그저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현지 사역을 마치시고, 농부 되시는 하나님의 동역자로 선교사들을 훈련하시고, 땅끝에서 복음을 위해 수고하시는 선교사들에게는 때마다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되어 세상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그날까지 선교에 힘쓰시는 이재환, 이순애 선교사님께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늘 함께 하시 길 기도합니다.

정혜수 자매 / 시애틀 형제교회

이번 대추 선교는 저에게 너무나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매년 대추 선교 광고를 할 때마다 가봐야지 하는 호기심은 있었지만 매년 한국 출국 일정과 겹쳐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일정이 없는 와중에도 대추 선교에 지원할까 말지 고민하는 저를 보고 선교를 못 갔던 건 한국 일정이 아닌 저의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주에 대추 선교를 다녀온 자매의 간증을 듣고 선교에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대추 선교에 대한 마음은 놀러 가는 기분으로, 솔직히 이걸로 무슨 선교가 되겠냐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첫날 루선밸리 대추 농장 훈련원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놀러 온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첫날 대추 땄을 때도 그저 재미있는 대추 농장 체험으로까지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날이 지나갈수록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몸이 익숙해 지면서 이제는 재미가 아닌 전날 들었던 이재환 선교사님의 성경 공부와 더불어 같이 간 멤버들의 나눔을 묵상하면서 다시금 저를 가다듬는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선교사님의 말씀 중에서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먹는 건 필요하고, 음식이 나고 수확하는 것이 삶의 기초가 된다는 말, 또 이러한 노동이 선교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성경 공부를 통해서 성경을 읽지 않는 제가 성경을 읽고 싶은 갈망이 생기게 되었고 또 이순애 선교사님을 볼 때면 항상 쉬는 시간 없이 대추와 닭들, 그리고 다른 식물들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계셨는데 저희 선교팀을 위해 삼시 세끼 밥을 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사하고 그런 선교사님을 보며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를 통하여서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자신보다 타인을 더욱 생각하는 선교사님 부부를 보며 항상 남보다 저만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저를 다시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시간과 아름다운 자연에서 대추를 수확할 수 있는 경험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대추 선교에 가서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정효묵 형제 / 시애틀 형제교회

앞서 코스타리카로 선교를 다녀온 후 다시 한번 그곳을 방문하길 원했지만, 저의 비자 상황으로 인해 해외로 나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는 선교지를 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루선밸리에서 진행되는 대추 선교에 저를 인도하셨습니다. 대추 선교를 다녀왔던 친구들의 간증에 호기심을 가지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선교사님들의 끝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분명 대추 선교를 돕기 위해 왔는데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온 것만 같았습니다. 대추 추수를 하는 중에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저희와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재환 선교사님과 함께 살펴본 갈라디아서 강의를 통해 눈이 열리고 땅끝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추를 추수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습니다. 대추는 캘리포니아의 사막 열기와 강한 바람을 이겨내고 열매를 맺습니다. 더불어 동물과 해충들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냅니다. 이러한 대추의 모습은 저희의 신앙생활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영적인 삶은 장애물과 유혹투성이입니다. 때로는 열심히 견디고 맺은 열매를 다른 사람들에게 뺏기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어려움 속에도 대추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2-3시간 동안 대추를 땄는데도 여전히 열매들이 잔뜩 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날 저도 모르게 어제 땄던 나무에서 다시 작업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을 정도로 열매가 넘쳐납니다. 이러한 풍성한 대추나무의 모습은 햇빛과 땅의 양분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그분의 사랑과 은혜로 자라나고 열매 맺게 하십니다. 

이번 대추 선교를 통해 세상에서 분리되어 하나님과 친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며 그 분께서 저에게 말씀하실 수 있도록 기다리며 집중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에게 보여주신 대추나무들처럼 하나님께서 모든 어려움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을 믿으며 나아갑니다. 더 많은 분들이 제가 이곳에서 느꼈던 하나님의 사랑과 자연 속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왜 우리가 선교를 해야하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더불어 선교가 어떻게 하나님의 꿈이 되며 우리가 그 꿈에 동참할 수 있는지 알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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