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 정수자 선교사(아시아 M국)

보고 싶은 남편에게

큰 버팀목이자 울타리요 둘도 없는 남편,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그리고 환상의 사역 동역자… 오늘도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그 좋은 천국에 가신 지 거의 3년이 되어 가는데 제가 그 세월을 어찌 홀로 보냈는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당신이 제게 큰 버팀목이었고 울타리였으며, 둘도 없는 남편이었던 것을 제 곁을 떠나고서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어요. 있을 때 더 잘해줄 것을 하며 후회도 많이 했어요. 

두 아들은 잘 견디고 있습니다

진리와 반석이는 잘 지내고 있어요. 진리는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고 있고 반석이는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잘 마치고 원하는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당신이 하늘나라로 떠나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가족이 함께할 수 없어서 서로 다른 나라에서 슬픔을 이겼어야 했었는데 막내 반석이가 혼자서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도 열심히 사역하는 아빠를 하나님이 너무 빨리 데려가셨는지 원망을 하면서 3개월을 방황했다고 해요. 제가 같이 있어 줄 수가 없었기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주님의 은혜로 지금은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살고 있어요. 항상 응원하고 계시죠?

홀로 사역을 이어갑니다

당신이 목숨 바쳐 사랑하고 섬겼던 M국 사역은 제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이어가고 있어요. 같이 시작했지만 이제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만 성령님의 위로하심과 인도하심이 저를 일으켜 세워 주세요. 

<사ㄱ잉 벗ㅁ욱> 지역과 <원ㄸ>지역에 내전이 너무 심해졌어요. 그래서 프라미스홈 보육원 아이들은 <삔우린>으로 데려와 같이 지내고 있어요. 3개의 보육원 아이들이 같이 모여 지내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여러가지 크고 작은 문제 때문에 날마다 영적 전쟁을 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2명이 졸업을 해서 ‘퐁퐁’이라는 한국 기업에 취업을 하려고 수도에서 기술 학교에 다니고 있고 ‘라키띠’도 수도에서 신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우리가 품었던 그ㄷ족에서 처음으로 신학생이 탄생했으니, 하늘에는 영광이 되고 우리에게는 사역의 열매이니 기쁨이 말로 다할 수 없지요. 60여 명의 아이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으니 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상ㄱ라 보건소>는 그대로 잘 운영하고 있어요. 재정 때문에 정리할까 고민했었는데 M국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사역을 계속해야 되니까 ‘그ㄷ족/그ㄴ족’들과의 연결의 끈을 놓으면 안 될 것 같아 힘에 부치지만 열심히 이끌어 가고 있어요. 내전으로 거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곳이기도 해요.

<예ㅁ웅 농장>은 작년 10월부터 돼지 열병이 들어와서 12월까지 농장을 휩쓸고 갔어요. 현재는 6마리만 남았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올해 1월부터 ‘예마웅’ 지역 내전이 너무 심해서 아예 외국인이 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어요. 이러한 상황을 주님이 미리 아셨던 것 같아요. 돼지가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항상 우리에게 최고로 배려해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려요. 당분간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지켜보면서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어떻게 할 것인지 천천히 결정해야 될 것 같아요. 

현재는 고향으로 갈 사람들은 다 가고 갈 곳이 없는 4명이 남아서 농장을 지키고 있어요. ‘쪼무나잉’이라고 아주 성실하고 착한 형제 기억하죠? 우리 농장에서 침례를 받고 결혼도 하고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얼마 전에 식당을 열었어요. 너무 기특하죠? ‘웨웨아웅’이 음식을 깔끔하고 맛있게 요리를 해서 식당이 잘 된다고 해요. 믿지 않는 아내 때문에 기도 많이 했었는데 침례 받기로 결정해서 이번 달에 침례 주려고 해요. 당신이 있었으면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엄청나게 좋아하셨을 텐데… 눈에 선하네요. 

계속되는 내전과 쉼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 보니 눈물이 나네요. 당신과 같이 시작한 이 모든 사역들이 많은 선한 열매들이 맺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현재는 ‘삔ㅇ린’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내전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저에게는 주님이 주신 쉼의 시간이라 생각해요. 프라미스홈에서 아이들이랑 같이 지내니까 매우 재미있네요. 덕분에 아이들과 서로 가까워지는 특별한 시간인 것 같아요. 

다음 달(6월)이면 새 학기를 시작되니까 아이들이 여러 가지 일들로 분주할 것 같아요.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 두서없이 말이 많았네요. 천국에서 항상 지켜보고 있을 나의 영원한 찐내편, 함께 얼굴과 얼굴을 보며 함박웃음을 나눌 그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힘차게 일어납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사랑해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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