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주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살아가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2021년 1월 미국 본부와 훈련원의 모든 스텝들이 훈련원 큰 방에 둘러앉아 신년 예배를 드리면서 지난 2020년 감사의 제목을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를 포함한 스텝들 모두가 주님 앞에 한가득 감사의 제목밖에 올려드릴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어느새 12월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서둘러 지나간 듯합니다. 하루하루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또 그 안에서 은혜와 지혜를 구하고, 때로는 실수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잘 해내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낙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의 고백과 동일하게 저의 주를 향한 고백은 오직 은혜와 감사일뿐입니다.
2월과 8월: 진메리 장로님의 소천 소식
매해 2월에 열리는 북미주 정기 이사회는 코로나 상황으로 서면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사님들을 뵐 수 없었던 해였지요. 그리고 8월, 미국 본부 이사로 매해 이사회에 참석하시고, 신실하게 기도와 응원의 자리를 지켜주시던 진메리 장로님의 소천 소식을 들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은 보고싶고, 정기적으로, 그리고 당연하게 만날 수 있다고 여겼던 누군가를 다시 만나지 못하고 하나님 나라에서의 재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했습니다.
2월: 이수현 & 김은지 가정의 선교사 임명
2월 이사회에서는 사랑하는 이수현 & 김은지(하규, 인규) 가정이 미디어 선교사로 임명을 받는 의미 있고 감사한 결정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늘 성실하게 가정과 본부의 많은 업무들을 감당해 내고, 무엇보다 M2414가 이들의 삶을 움직이고 역동적으로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자리 가운데 제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4월: 함기욱 & 김소희 선교사의 본부 방문
4월에는 함기욱 & 김소희 선교사가 본부와 훈련원을 방문했습니다. 2010년 기니 & 말리 비전 트립을 함께 했던 함기욱 형제가 결혼을 하여 아름답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남아공에서의 선교 사역을 정리하고 잠시 엘에이에 방문하여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린 것이지요. 훈련원의 놀이터를 만드는 등 궂은 일들을 마다 않고 열심히 봉사하고, 삶을 나누었던 시간들은 본부와 훈련원 스텝들 모두에게 축복된 시간들이었습니다.
6-10월: 더운 여름, 반가운 선교사님들의 방문
6월 말부터 시작하여 10월 초까지 본부와 훈련원에는 손님들로 가득 찼습니다. 긴 시간 준비하여 파송을 받고 레바논 출국을 앞두고 방문한 박주희 선교사, 캄보디아에서의 6년여의 한 텀을 마치고 본국 사역 차 방문한 김나현 선교사, 방글라데시에서의 20여년 간의 사역이 강제 출국이라는 추방 조치로 멈추게 되어 새로운 발걸음을 준비 중인 박숙희 선교사, 한국 본부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섬김과 예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권혜진 선교사와 그녀의 네 아이들(은욱, 은결, 은하, 은채)이 방문한 것입니다. 이들의 호스팅을 위하여 본부의 숙소 준비와 일정들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일 이상이 아닌 기쁨이며 즐거움이었습니다. 때로는 일이 되어버린 듯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정신을 차리기도 했습니다. 환대가 일이 아닌 진정한 섬김과 사랑이어야 함을 순간순간 깨닫기도 했습니다. 다들 자신의 자리로 떠난 뒤 돌아보니 더 잘 해주지 못한 일들만 머리와 가슴에 남아 아쉽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이들과 더운 여름을 함께 보낸 것은 저와 본부, 그리고 훈련원 스텝들 모두에게 벅찬 감동과 감사였습니다. 함께 대추를 따며 잠시 대추 나무 그늘에 바스켓을 뒤집어 놓고 마주 보고 앉아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고, 10분 정도 쉬면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우던 순간, 한 명의 게으름도 없이 성실하게 대추 수확을 도왔던 자매 선교사님들과 아이들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떠나면서도 대추 수확을 더 돕지 못해 아쉬워하고 미안해하던 이들의 눈물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7월: 정바울 선교사님의 소천 소식
모두가 함께 있어 밥을 먹는 것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일하는 것도, 그저 함께 있어 감사하고 즐거웠던 미국 서부의 여름, 7월 25일, 태평양 넘어 동남아시아, 군부 쿠데타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정국이 어지러웠던 나라 미얀마에서 존경하는 정바울 선교사님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소천하게 되셨습니다. 소식을 듣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믿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 또 남겨진 정수자 선교사님의 모습의 순간순간이 그려져 너무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느 누가 이 기가 막힌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고, 위로가 위로되게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주님 한 분 밖에 없었습니다. 정국의 혼란과 현지의 악화된 코로나 상황으로 누구 한 명 입국할 수조차 없었던 그 시간, 우리 모두는 주의 도우심을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동체 모두가 할 말을 잃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정수자 선교사님과 사역지를 보호하시기를, 장례 절차가 순적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함께 간절히 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월: 임시 이사회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여름에 방문했던 선교사님들은 모두 자신의 자리를 향해 다시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 미국 컴미션 본부는 콜라라도 주의 덴버 할렐루야 교회의 권봉오 장로님을 컴미션 미국 본부의 신임 이사로 임명하고, 한현호 장로님 & 한경숙 권사님을 신임 이사 및 시니어 선교사로 임명하는 귀한 오프라인 임시 이사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컴미션 미국 본부에서 처음으로 시니어 선교사를 허입하게 된 시간이었으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새롭게 미국 본부 공동체에 입소하게 된 조현민 목사님은 훈련원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선교 노동 공동체의 기쁨을 누리는 중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계속 지켜야 하고, 또 누군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자리로 오게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선교의 완성을 위해 지금 이 자리에서의 걸음을 옮겨야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믿는 것은 우리는 모두 우리의 자리에서 주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2021년의 시간 또한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들이 은혜가 아니었으면 서지 못할 순간들이었고, 무엇보다 공동체와 함께였기에 풍성하고 더없이 기쁜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감사와 영광을 오직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2022년에는 주를 향한 더 깊고 넓고 높은 차원의 감사의 고백이 끊이지 않기를 소원하며, 무엇보다 주께서 우리의 일상의 삶과 열방에서 선교의 완성을 위해 하실 일들을 기대하며 저에게 주어진 지금 이 자리를 성실하게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한 해 동안 미국 컴미션 본부와 훈련원 공동체를 위해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 해주신 동역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