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미디어 선교사, 본부 사역자 / 이수현 & 김은지 선교사

다양한 사역과 다양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하나님 나라를 경험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뉴노멀

2020년 2월 저희 가정이 1년 10개월 간의 한국본부 파견을 마치고 미국 본부로 돌아왔을 때,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금방 끝날 줄만 알았던 팬데믹은 2021년의 끝을 바라보는 지금 이 시기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뉴노멀’이라는 낯선 시대를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은 각자 자기의 소견대로 행했던 사사시대 이스라엘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저희 가정은 거세지는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잠잠히 저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선교사로 임명

2021년 2월, 저희 가정은 컴미션 미디어 선교사로 임명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저희 가정을 인정해 주시고 세워주시는 감사한 일이었지만, 선교사 임명을 앞두고 저희는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선교사라는 영광스러운 직분이었지만 과연 저희가 선교사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보며 기도하였습니다. 저희의 생각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였지만, 그것은 다음번에도 선교사 임명을 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교만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정은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감사함으로 붙잡게 되었습니다.

세상 속 미디어

사실 미디어 영역은 오랫동안 사단이 지배하고 있는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적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에는 수익을 내기 위해 찍어내는 가짜뉴스, 음모론, 가십거리, 정치적 선동, 민족주의 채널들이 가득합니다. 조회수에 목숨을 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오늘도 크리스천을 포함한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유튜브 앱을 당장 삭제하라고 호통을 치셨을까요? 아니면 예수TV 유튜브 채널을 만드셨을까요? 일단 확실한 것은 예수님은 세상을 이미 이기신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사단의 영역이라 치부되는 미디어 영역을 정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치 로마가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기 위해 건설했던 도로를 통해 복음이 전파되었듯이 마지막 때에 전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폭발적인 복음 전파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선교

저희 가정은 미디어를 활용한 선교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고 이제는 복음 그 자체를 전하는데 치중했던 과거의 미디어 선교를 넘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선교적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수많은 예배 실황, 설교, 찬양 사이에서 선교 관련 콘텐츠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특히 선교 강의 영상은 대부분 수강료를 지불한 소수의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유료 콘텐츠입니다.

마침 미국 본부를 방문한 선교사님들과 교제를 나누면서, 컴미션이 가지고 있는 ‘요나선교학교’라는 훌륭하고 검증된 선교 강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나선교학교는 2박 3일 동안 합숙하며 미션파서블 교재를중심으로 진행되는 인텐시브 선교 훈련 과정입니다. 2000년도에 처음 시작된 요나선교학교는 전세계 교회와 크리스천들을 깨우며 선교에 동원하였습니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요나선교학교를 10분 미만의 짧은 영상포맷으로 재구성하여 제작한 영상을매주 1편씩 온라인으로 업데이트 하고있습니다.

이제는 시골 농사꾼이 되신 이재환 선교사님을 카메라 앞에 모시고 요나선교학교 영상 촬영을 진행하면서 여전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열정을 느낍니다. 수익성도 조회수도 꽝인 콘텐츠일지 모르지만, 천만 구독자보다 중요한 하나님이 ‘구독’하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신다는 생각에 기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크리스천들과 교회가 요나선교학교 온라인을 통해 선교를 배우고 마지막 때에 선교 완성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무릎선교사와 라마단 기도운동

요나선교학교 마지막 날에는 무릎선교사 임명식이 진행됩니다. 생각해 보니 저희 부부도 요나선교학교 출신 무릎선교사입니다. ‘골방에서 열방을 품는 무릎선교사’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골방에서 세상은 온갖 더러운 것들을 토해내지만 무릎선교사는 골방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열방에 쏟아냅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땅,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을 품은 Unsung Hero, 무릎선교사들의 헌신적인 기도는 팬데믹에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금대접의 가득한 향기입니다.

저희 부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슬림들이 한 달간 금식하며 기도하는 라마단 기간에 58개국의 이슬람권 국가와 이슬람 문화를 소개하는 기도 뉴스를 제작하여 배포하였습니다. 간결하고 심플한 기도 뉴스가 전세계 무릎선교사님들의 입술을 통해 고백될 때, 얼마나 아름다운 선교의 도구로 사용되었는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저희는 한 달 동안 진행된 라마단 기도운동이 끝난 뒤에도 미전도 종족을 소개하는 ‘미전도 종족 백과사전’, ‘미션파서블 다시읽기,’ ‘선교지 기도 뉴스’ 등 무릎선교사님들의 기도의 향기를 계속해서 지필 수 있는 장작들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미디어 선교 아카데미’를 통해 미디어 선교를 알리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행복한 본부 사역

저희의 본업은 미디어를 활용한 선교적 콘텐츠 제작이지만, 미디어 사역 외에도 본부 재정, 행정, 선교관 관리, 건물 관리 등 다양한 본부 사역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꽤 많은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본부 사역을 통해 발견한 더욱 중요한 하나님의 뜻은 저희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즐기며 일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쓰레기 줍기부터 복잡한 재정 업무까지 다양한 업무를 통해 저희는 많은 것을 배우고 누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업무만큼이나 미국본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선교관에 묵어가시는 세계 각국에서 오신 선교사님들부터 새까매진 맨발로 물을 달라고 찾아오는 노숙자님들까지… 한번은 질병관리본부 관련 기관에서 나온 아프리카계 자매가 저희 사무실 입구에 걸려있는 아프리카 장식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네갈 출신의 자매였는데 놀랍게도 제가 세네갈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미전도 종족인 레부(Lebou) 종족이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만났던 미전도 종족을 미국 본부 사무실에서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본부 사역은 이처럼 다양한 변수투성입니다. 오늘은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지, 어떤 전화가 걸려올지, 또 어떤 사건이 터질지 매일 하루가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본부 사역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듬직한 공동체와 동역자가 있다는 사실은 저희에게 큰 축복입니다.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고 바라보고 걸어갈 수 있기에 올 한 해도 돌아보니 감사가 넘칩니다. 다가오는 2022년에도 새 일을 행하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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