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이 임하옵시며 2024년 1월

여는글 - 2024년, 빛 가운데 더욱 아름답게 살겠습니다

겨울이 되었다. 저녁 5시만 되어도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특별히 인공조명이 없는 이곳 광야에서의 밤은 그렇게 일찍 찾아온다. 하늘의 별들 외에는 온 대지가 어둠으로 덮인다. 암흑의 광야는 침묵함으로 더욱더 원시로 돌아간다. 여름에는 8시가 되어도 활발히 먹이를 찾아 뛰어다니던 닭들이 겨울에는 해가 떨어지는 기미만 보이면 잠을 자러 닭장으로 올라간다. 빛에 민감한 것이 동물들의 본능이다. 자연의 질서를 몸으로 살아내는 모습이다. 

해가 뜨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까맣던 하늘이 강렬한 빛깔로 채색되어 간다. 산 위의 구름 뒤에서 짙은 핑크색과 짙은 하늘 색, 짙은 오렌지색이 층층을 이루며 은은하게 어우러져 온 천지에 퍼져 간다. 해가 뜨는 것을 알리는 여명이다. 말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다. 이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도, 그림으로도 담을 수 없다. 점점 더 강렬해지는 빛들이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먼 산들의 자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나뭇가지들도 긴 밤을 잘 자고 다시 자기의 위치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해가 머리를 쳐들며 솟아올랐다. 떠오른 해는 두 눈을 뜨고 정면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밝디밝다. 이글거리는 불덩어리다. 쌀쌀한 대지를 녹이고 마음까지 녹인다. 잠에서 깨어난 생물들이 또다시 주어진 새 생명에 감사하며 활기를 되찾는다. 똑같은 현상이 아침마다 반복되지만 이 빛은 지나간 날들의 빛이 아니다. 날마다 새로운 빛이다. 

죄인들에게도, 상처받은 자들에게도, 선한 자들에게도, 악한 자들에게도 빛은 골고루 비추인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 조건인 뜨거운 열과 빛을 뿜어낸다. 억지로 골방에 들어가 빛으로부터 차단된 삶을 살겠다고 결심을 해도 빛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바늘구멍만한 틈새만 있어도 그 빛은 스며 들어온다. 빛을 거부한다는 것은 죽음을 말하는 것과 같다. 이 큰 빛은 모든 작은 빛들을 삼켜 버리고 무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조금이라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빛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치 자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낸 하나님의 목숨과 같은 사랑이 그 어떤 사랑과 비교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강력한 빛으로 보여 주시는 희생과 열정, 끊임없이 기다리는 믿음이 우리 주님의 존재를 말해 준다. 우리 곁에 늘 함께하는 이 빛이 우리를 향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하나님의 속마음을 대신 증거한다. 말씀으로 이 빛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새해를 허락하셨다. 빛 가운데 살면서 더욱 아름답게, 더욱 건강하게, 더욱 사람답게 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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