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 본부 스탭들의 고백

미련한 사람이 누리는 행복 / 서상명 간사

재정간사로 일한지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 시간동안 새롭게 시작되는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컴에서 처음 시도하는 권역별 모임이었다. 아시아 권역 모임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MK들을 돌보고, 재정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MK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선교사님들과 많은 교제는 못 했지만, 볼 때 마다 반갑게 웃어 주시는 모습 속에서 따뜻함을 느꼈고, 처음 시작하는 모임이 좋아 행복해하는 선교사님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행복했고, 기뻤다. 이런 시간을 통해 컴미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요즘 코로나로 모든 나라가 두려움과 경제적인 어려움 가운데 있다. 선교지에서도 코로나에 감염된 선교사들이 있고, 선교사들이 불안해한다고 들었다. 당연한 것 같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가족 중에 누군가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면, 특히 사랑하는 자녀가 감염되었다면 어떤 생각과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보았다. 내게 드는 생각은 누구나 동일한 마음일 것 같다. 견디기 힘들고,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선교사들이 있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미련한 사람들이라고 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 미련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아 이들의 재정상태를 살펴보고, 이들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 있으니 나 또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미련한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미련한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미련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일을 하신다. 

우리 가족에게도 코로나로 인해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갈 수 없어서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다보니 함께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이 시간들을 통해 가족이 더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주일에 친청부모님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친정 어머니와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친정아버지께서 코로나로 외출을 할 수가 없어 집에 계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일이면 우리 가정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예배를 드리면서 친정아버지의 표정은 밝아 지셨고, 조금씩 마음을 여시면서 관심을 보이신다. 우리 부부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데, 하나님께서는 코로나를 통해 친정 아버지가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드신 것 같다. 우리 부부의 할 일은 이 시간들을 통해 복음 전해야 하는 것 같다.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갈 때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뱀처럼 지혜롭게, 양처럼 순전하게 / 김효숙 간사

제가 한국 컴미션 간사로 부름 받고 일을 시작한지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곳에 오기 전 상상해서 만들어 본 이상적인 선교지의 삶들을 실제로 보고 듣고 접하고 느끼며 저의 기대와는 달라 실망스럽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들은 상상을 초월하기도 했습니다. 선교사의 삶이 주님을 사랑하는 것과, 현지의 영혼들을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면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과 힘으로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저의 심령을 점검해 보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거듭 난 내가 그리스도로 옷 입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살아가는 것. 항상 깨어 성령님과 함께 이 땅에서 주님의 일을 이루어 나가는 것만이 모든 장애물과 올무들에서 벗어나 나의 부르심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어려워지는 환경들과 상황들을 뱀처럼 지혜롭게, 양처럼 순전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컴미션의 모든 선교사님들의 삶과 사역을 지켜보며 존경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 한 해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어려움과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로 모든 분들이 힘들었고 아직도 그 상황들이 진행 중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기뻐하며 감사함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컴미션의 간사로 아주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 선교를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간사로서 수행하는 일 때문이 아니라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삶을 이끌어 주셨고 앞으로도 이끌어 주실 분이 나의 사랑하는 주님이시라는 것을…. 그 분이 세상 끝 날까지 함께 하신다는 것을요! 세상의 끝 날을 볼 수 있도록 애쓰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