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선물 / 정민경 선교사 (미국본부 행정)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어야 하는 시대
‘언제’ 끝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시간이 약이다?

지난 2014년 5월 남편 권지상 선교사를 본향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또 서부 아프리카 말리라는 저의 선교 현장을 떠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로 위로를 했습니다. 그러나 위로는커녕 이해 조차도 되지 않았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6년이 넘는 시간을 미국 컴미션 본부 사역자로 있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간’ 이라는 ‘선물’을 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그저 약이 될 수 없으며, 결국 ‘시간’ 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님께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Covid-19 바이러스로 고통하는 미국

미국도 Covid-19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캘리포니아 주의 Safer at Home 명령으로 인해 미국 본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고, 안전을 위해 선교관도 일정 기간 기능을 못하기도 했습니다. 종교 집회 모임 인원수를 제한하면서 교회도 갈 수 없게 되었지요. 본부 식구들도 온라인으로 접속해 낯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우뚝 세운 많은 교회 건물들이 12월인 지금까지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2주 봉쇄령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교회 건물에 모여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는 것은 아직 기약이 없는 기다림 속에 있습니다.

협력하여 본부를 지키는 공동체

지난 2월 초 이수현 & 김은지 간사님 가족이 한국 컴미션 본부 사역을 마치고 미국 본부로 귀임했는데, 오자마자 밖을 나갈 수도 없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본부 공동체는 집과 사무실만 오가야 하는 어느 정도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전영배 집사님은 건물 및 주차 관리, 이수현 간사님은 재정과 미디어 업무, 김은지 간사님은 육아와 더불어 본부 부엌 살림을 돕는 등 모두가 성실하게 맡은 일들을 건강하게 너무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선교관 남자 화장실 공사도 진행하고, 코로나 상황으로 형편이 어려워진 이웃들을 향한 주차 배려도 했으며, 어느 정도는 넉넉해진 시간의 여유로 인해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며, 말씀을 함께 암송하고, 시간을 내어 말씀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엘리야의 믿음

이세벨을 피해 동굴에 숨어있던 엘리야는 여호와의 세밀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What are you doing here, Elijah?” 예상할 수 있는 익숙함 속에서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순간에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하나님을 경험하고, 산 꼭대기가 아닌 동굴 속 바위 틈에서 새롭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으로 동굴을 나올 힘과 용기를 얻게 했고,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이와 대조적으로 무슨 이유로 자신은 광야로 향했었는지 깨닫게 했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을 행할 힘을 얻고, 아직 끝나지 않은 사명을 완수해야 할 분명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며,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고 입맞추지 않을 칠천 명과 엘리사를 만날 기대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으로 재무장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산 꼭대기가 아니고, 영광과 성공의 순간이 아니며, 크고 강한 바람과 지진과 불같은 익숙하거나 멋진 장소와 시간, 방법이 아닌 습하고 어두운 동굴 속이라 할지라도, 세미한 그 소리, 바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바로 그 음성을 들어야 비로소 호렙산을 내려와 사명을 완수할 힘으로 재무장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의 시간은 어떻게 끝나느냐가 중요

어려움의 시간은 비록 견디기 힘든 고통일지라도 ‘언제’ 끝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려운 시간의 목적을 알고,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일하고자 하시고 깨닫기를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려움의 시간을 그저 힘들다고만 여기지 말고, 끝이 주는 기대와 기쁨을 바라며 동굴같은 자리라 할 지라도 그 자리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 무릎으로 열방을 향한 기도의 자리를 사수하는 것, 또 이웃과 함께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시간이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선물답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새로이 선물 받게 될 2021년의 시간이 미국 본부 공동체 식구들, 함께 마음과 뜻을 같이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교 완성을 위해 힘쓰는 현장의 선교사님들과 무릎 선교사님들께 귀하게 사용되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