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살렘 훈련원 체험기 / Ethan & Mia 선교사 (아시아 I국 예정)

남아공에서 킹살렘 훈련원으로

저희는 약 5년간의 남아공에서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다음 사역지로 가는 것을 준비하기 위해 작년 말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2021년 상반기 중 동남아 이슬람 국가로 정탐을 가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COVID-19 여행 제한으로 인해 계획하지 않은 안식 기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뜻밖의 안식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킹살렘 훈련원 농장이 생각이 났고 약 두 달의 시간을 농장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남아공에서의 사역 돌아봄

저희는 남아공에서 현지 아프리카 선교단체에서 사역을 했습니다. 저희가 소속되어 있는 선교 단체는 신생 단체로서 저희가 남아공으로 갔을 때 이제 막 개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비록 새내기 선교사였지만 함께 개척을 하며 리더로 섬길 수 있었고 여러 사역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역 중에 기쁨도 많았지만 영적, 더 나아가 심적 피곤함이 있었습니다. 리더십 팀으로 올라오는 수많은 어려움과 내려야 할 결정들… 비록 사역지에서 나온지 3~4개월의 시간이 지났었지만, 농장에 오기 전 저희는 안식이 무엇인지 찾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노동 속에서 찾는 안식과 기쁨

농장에 도착했을 때 아들딸과 같이 반겨주신 이재환, 이순애 선교사님. 선교사님의 감비아 사역 이야기를 들으며 선교사님께서 저희가 남아공에서 겪었던 일들에 공감해 주실 때 저희는 마음의 안식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단조롭고 평화스러운 농장의 생활은 저희에게 휴식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었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닌 주어진 일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해가는 여유. 선교지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역과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결과물을 빨리 보기가 어려웠는데 농장에서 진행한 어린이 놀이터 짖기, 닭장 만들기, 컨테이너집 수리하기 등의 프로젝트는 저희의 노력의 결과물을 즉시 볼 수 있는 기쁨을 체험하게 했습니다. 일과와 저녁식사 후 농장을 산책하며 하루의 생각을 정리하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저희에게는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피부로 체험하는 공동체

제자 훈련에 대해 말할 때 흔히 “Doing life together”, 즉 공동체 생활에 대해 얘기합니다. 엘리야는 엘리사를 제자 삼아 다음 세대를 준비하였고, 예수님은 12제자와 함께 3년 동안 같이 생활하시면서 제자 훈련을 하셨습니다. 남아공에서 성경적인 제자 훈련과 공동체 생활을 해보려고 노력해 봤지만 돌이켜 볼 때 그것들이 성공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음 사역지에 대해 기도하며 준비할 때 많은 생각으로 고민하게 되는것이 바로 공동체와 제자 훈련입니다. 농장에서 두 달간 체험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저희는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목적을 향해 함께 땀흘림

새벽 5시 50분에 체조로 공동체 모든 인원들이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뒤이어 말씀 묵상을 합니다. 이처럼 영의 양식을 함께 나누며 하루 세끼를 함께 할 때마다 식탁과 대화의 교제가 늘 풍성하였습니다. 무더운 날씨 속 함께 노동하며 하나의 목적을 향해, 하나님의 나라가 다시 오실 날을 위해 함께 땀 흘리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이 참 귀했습니다.

대화와 생활 속에서 익히는 제자 훈련

진정한 제자 훈련은 교실 속 수업이 아닌 서로의 삶을 통해 함께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강의를 통해 들으며 배우는 것을 넘어 토론과 마음 열린 대화를 통해 같이 고민하며 생각하는 방식의 배움. 어떠한 지정된 기간과 장소에서 이미 준비된 주제를 가르치며 시작과 끝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 하루하루를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거울삼아 예수님을 닮아 가려고 노력하며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져 가는 일에 동참하는 삶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해봅니다.

우리 자신을 재조명하며 재헌신

다짐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위해 나의 사생활을 포기하고 나의 시간, 나의 공간, 나의 취향…나의 것들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준비가 마음 깊이 되어 있는지 재조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는 공동 생활의 불편함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홀로 서서 현지인들과 공동체 생활을 통한 제자 훈련을 실행할 때 저희의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점검하며 새로운 헌신을 다짐해 봅니다.

우리의 계획과 하나님의 인도하심

사과 나무 가지를 전지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바로 불명확한 미래였습니다. 불과 6개월 전 남아공에서 철수할 때만 해도 농장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낼 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3월 COVID-19가 시작했을 때 만 해도 이렇게 장기적으로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하려 해도 한 치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하지만 바로 하나님의 선하심과 성실하심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한 안식 시간

저희는 계획하지 않았던 안식 기간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했습니다. 잠시 미국에 와서 2~3달 정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곧장 필드로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저희의 계획과는 달리 다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처음으로 가져보는 안식년을 통해 저희는 쉬고, 되돌아보고 재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국경이 열리지 않아 불확실했던 상황을 한순간에 저희를 위해 축복의 시간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저희가 구할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을 주님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특별히 말씀 묵상과 많은 대화와 교제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조건없는 하나님의 사랑

저희가 선교하고 힘써 노력하고 사역하기에 하나님이 저희를 사랑하시는 것인 아닌,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되새겨 주셨습니다. 급한 마음으로 다음 것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 전진하던 중 하나님은 저희를 느긋한 농장의 리듬으로 불러 주셨습니다. 달콤한 대추꽃의 향기, 바쁘게 일하는 꿀벌의 소리, 새 아침을 알리는 닭의 울음,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보는 벌새의 날개짓.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물의 아름다움을 보며 하나님을 맘껏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민족도 이렇게 아름다우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경외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음 발걸음

복음이 복된 소식이라면 과연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실천해야 듣는 이들이 이 복음을 참으로 좋은 소식이라고 믿을지 고민해 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지금 이 순간 삶 속에서 몸소 체험하는 것처럼 영원한 생명을 누릴 하나님의 날을 바라보는 희망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킹 살렘 농장에서 안식을 누리며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 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배우고, 깨닫은 것들을 마음 깊이 새겨 다음 사역지에서도 주님의 다시 오심을 사모하며 하나님의 뜻이 그 땅에 이루어지는 일에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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