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 열풍과 광풍 속에서 실한 열매들이 자란다
뜨거운 사막의 열풍과 광야의 광풍을 넉넉히 이긴 대추들이 빨갛게 익고 있다. 이 열매들을 맺기 위해 하늘의 태양과 빅베어 산에 고였던 지하수들이 큰일을 했다. 올해는 물 부족을 절감하며 열매에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물을 아껴가며 나무들에게 주었다.그래서 작년만큼 양은 많지 않아도 맛있는 대추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맛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새들과 두더지와 다람쥐들이 맛있는 것만 골라서 배불리 먹은 자국들이 어마어마하게 달려 있다. 그러나 동물들이 다 먹을 수는 없었다. 그들이 먹다가 지친 대추들을 우리가 수확하며 이렇게라도 남겨준 것이 감사할 뿐이다.
올해도 시애틀 형제 교회 팀들을 비롯하여 해마다 방문하여 수고하시는 봉사자들로 인해 대추 수확이 잘 진행되고 있다. 선교 대추를 따는 이들은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신비한 수확의 기쁨을 만끽한다. 수없이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겪지만, 이구동성으로 열매 뒤에서 열심히 일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찬양한다. 뜨거운 더위를 참는 것이 조금이라도 선교사들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이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원함으로 노동에 참여하면서 우주를 통치하시고 자연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신비한 질서에 감사를 드리는 축복을 어디서 누릴 수 있을까?
10월 23일부터 열리는 인터컨퍼런스에 이러한 축복과 감사가 넘칠 것이다. 선교사들은 그 누구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독함과가시에 찔리며 수난과 배신의 잔을 마시는 시간을 지금까지 겪고 있다. 선교사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사탄의 궤계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열풍과 광풍으로 다가온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어려움들을 당할 때마다 주저앉기보다는 묵묵히 십자가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으로 더욱 주님을 알게 되는 특권을 누렸다. 선교사를 환영하는 사람이 없는 그 땅에서 존립 자체가 힘들어도 선교사들의고백 속에는 황폐한 땅에 보내주신 주님을 찬양하곤 한다. 사탄이 여러모로 머리를 굴려 가며 열매들을 가로챈다할지라도 그 날에 주께 드릴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것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들을 도와주러 간 것이 아니라 저들이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교사의 특권입니다. 우리는 순종함으로 그 땅에 들어갔지만, 주님은 우리와 더 가깝게 만나 주심으로 어느 땅에서도 누릴 수 없는 큰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교사들의 고백처럼 세상 끝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신실한 약속을 지키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