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 주께 드릴 열매를 가득 안고 6년 만에 모입니다
부엌문을 나서는 순간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머리에 떨어지는 것 같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뜨겁게 달구어진 난로가 계속 따라다닌다. 지난해도 무더웠지만 이렇게까지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엘리뇨 현상과 함께 지구 온도가 매년 상승한다는 뉴스를 이곳 모하비 사막 광야에서 현실감 있게 체험한다. 정부는 지하수가 점점 줄어드니까 식물에 주는 물을 줄이라고 농민들을 압박한다. 지나친 무더위와 부족한 물 공급으로 과연 대추가 실하게 자랄지 두렵다. 무더위에 땀을 흘리는 선교사님들과 현지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고난에 동참할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광야에 샘이 솟는 하나님 나라가 그립다.
마태복음 24장 14절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우리는 가고 주님은 오신다>는 뜻이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2000년 3월에 컴미션이 태동했다. 사도 바울처럼 복음에 목숨을 걸겠다고 젊은이들이 부단히 일어나 미전도 종족으로 파송을 받았다.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종족으로 가자’ ‘선교사가 없는 지역으로 가자’ ‘사람을 의존하지 말고 믿음으로 사역하자’ ‘교회 건축이나 프로젝트 선교를 하지 말고 제자를 키우자’ ‘주인으로 사역하지 말고 현지인을 주인으로 세우자’
이 길만이 주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시는 길을 앞당기는 것이라믿는 선교사들이 굳센 각오를 하며 선교 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주님이 아직 오시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열정과 헌신은 녹슬지 않았다. 현지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복음 전파, 물질이 아닌 사랑과 믿음으로 전달되는 선교를 아직도 꿈꾼다. 현장마다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나름대로깨끗하고 성실하게, 한 명이라도 참된 제자로 키우기 위해 성육신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해 왔다. 이를 실천하려고 애를 쓰신 컴미션의 선교사님들이 귀하다.
땀을 흘리며 씨를 뿌리며 가꾸어 온 열매들을 가득 안고 선교사님들이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2023년 10월 23일부터 28일까지 한국에 모인다. 현지인에게 전도하면 바로 추방당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님들, 무더운 현장에서 현지 음식과 다른 문화와 씨름하다가 질병에 걸린 선교사님들, 외롭고 소외된 지역에서 엄마와 함께 공부했던 자녀들, 난민들의 절박한 운명을 곁에서 보며 가슴을 쓰다듬던 선교사님들이 참석한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는 모든 선교사님들이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M2414의 소명을 다시 한번 가슴에 안고 선교 현장으로 돌아가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