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 2023년에 땀흘리며 눈물로 씨를 뿌렸습니까?
대추나무들이 파란 잎을 훌훌 날려 버리고 노란 낙엽이 되어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린다. 수 없이 달려 있던 빨간 열매들도 이제사라졌다. 하루가 다르게 앙상해져 가는 나무들을 보니 한 해가 훌쩍 지난 것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똑같은 자리에 서 있는나무들이 눈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지만 1년 내내 나무는 쉬지 않았다. 물을 마시고 태양을 받으며 광합성 작용을 했다. 새로운 가지들이 나오고 꽃을 피웠다. 키가 부쩍부쩍 자라는 모습을 나무 주변을 산책할 때마다 볼 수 있었다. 뿌리를 땅에 박고 있는 한 날마다 변화되었다. 변화되는 것은 살아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신선한 바람도 한 몫을 했다. 공기와물과 태양이 협력하여 열매를 맺었다. 자연의 순리를 온몸으로 받으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아무런 칭찬도 기대하지 않고 어떠한보상도 바라지 않으며 열매를 낳았다. 새해를 맞이하면 다시 지치지 않고 또 다른 생명을 낳을 것이다.
잎이 무성했던 나무들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고 열매들은 새들의 양식이 되었다. 사방에서 날아온 새들이 사람보다 먼저 제일 맛있는 것을 먹고 신나는 노래를 부르곤 했다. 아마 나무들도 이 노랫소리에 감격하며 자기 열매가 선택되는 것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새들이 먹은 열매들을 보며 우리 훈련원 농장은 ‘새들을 키우는 농장’이라고 말하곤 한다. 새나 나무나 모두 다하나님의 창조물이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그 창조물들을 골고루 빠짐없이 먹이신다. 하나님의 이 땅을 향한 소망, 모든피조물이 자신을 찬양할 것이라는 믿음, 인간을 향한 지칠 수 없는 사랑,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되는 그 시간을 주님이 기다리신다.
12월이 되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소망과 설렘으로 계획했던 것을 스스로 평가하게 된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냈다면 감격과 기쁨이 우리 마음을 넉넉히 채울 것이다. 후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좀 더 열심히 살 것을 생각하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확실하고 변함없는진실은 “심은 대로 거둔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심었는가? 땀방울을 아끼지 않았는가? 스스로 질문해 본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주님이 도와주시게 되어 있다. 그리고 열매라는 선물을 받게 된다. 노력도 하지 않고 심지도 않았는데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땀을 흘릴 수 있음이 특권이며 심을 수 있음이 즐거움이라는 것을이해하지 못하고 체험할 수도 없을 것이다.